국내 건설시장의 침체로 건설 물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새로운 물길을 만들고 있다. 이는 대형 건설사에 한정된 일이 아니다. 이제 주택 전문 중견건설사, 엔지니어링업체, 건축사사무소, CM업체 등 건설업종 전 분야가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엔지니어링업체 등 설계회사들의 해외진출은 눈부시다.
해외건설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현재 설계부문의 수주실적은 2억5,681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9,511만 달러에 비해 2배 이상 성장했다. 이는 지금까지의 대형 건설사의 파트너로 해외에 진출하던 것에서 벗어나 해외지사 등의 발판을 통해 홀로서기에 성공한 결과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미국의 건설전문지인 이 집계한 2007년 해외 설계실적 부문에서 국내에서 가장 높은 69위에 올랐다. 지난해 해외설계 매출액은 9,440만 달러로 2006년(총 6,680만 달러)보다 무려 41% 증가했다.
지난 7월 경동기술공사도 알제리 고속도로청에서 발주한 180억원 규모의 우회 고속도로 1공구의 기본계획 및 기본설계를 따냈다. 이번 수주에는 평화엔지니어링, 삼안 등이 공동으로 참여해 국내 설계사들의 합작품으로 의미가 더 컸다.
동명기술공단도 지난 6월 유럽의 엔지니어링사들을 제치고 아프리카 알제리 정부가 발주한 하수관거 개량 조사설계용역을 따냈다.
건축설계회사들의 해외수주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희림, 공간, 삼우 등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이 활발하다. 희림의 해외 수주액은 올해 상반기에 약 1,39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715억원에 비해 무려 95% 증가했다.
설계업체들의 해외성적이 이렇게 급성장하고 있는 것은 해외지사를 거점으로 현지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현대ENG의 경우 베트남, 태국, 쿠웨이트에 법인을, 필리핀, 인도네시아에는 지사를 갖고 있다. 건축사사무소들의 해외지사도 세계 곳곳에 포진해 있다. 특히 공간은 카자흐스탄, 앙골라, 두바이 등에 법인과 지사를 설립해 50여 명의 직원을 파견했을 정도로 해외사업 비중이 국내 회사 중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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